이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박종순 목사를 중심으로 이뤄져온 양국 1세대의 기독교 교류를 한 단계 높이며 계승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방문에는 홍성욱(안양제일교회), 한기채(중앙성결교회), 김문훈(포도원교회) 목사가 일행이 되어 중국교계와 폭넓은 교류를 나누었으며, 하나의 교회로 통일된 중국교회와 다양한 교단의 한국교회가 서로를 깊이 인식하였다.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진 중국 종교국 및 전국 양회와의 만남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중 기독교간에 새로운 장의 시대를 여는 가운데 그동안 조심스럽게 탐색하던 초보적 관문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번 방문을 살펴볼 때 몇 가지 큰 의미가 새롭게 부각된 것을 볼 수 있다.
첫째, 관계의 깊이라는 측면으로 볼 때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중국 종교국과 전국 양회의 한국 방문단에 대한 인식이 의례적인 ‘커런(손님)’에서 이제는 ‘펑요우(친구)’의 관계로 발전하였고, 향후 ‘통시인즈어(동반자)’의 길로 향하려 한다는 희망과 확신의 색채를 강하게 띠게 된 것이다.
이영훈 목사는 중국교회의 역사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중국교회의 미래적 역할을 높이 평가하였고, 이에 중국 측에서는 한국교회의 영향력과 헌신을 피력하였다. 상호 인정과 신뢰라는 키워드를 각인시킨 만남이었다.
둘째, 교류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 중 이영훈 목사가 설교한 북경의 충원문 교회(출석 교인 6000여명)는 창립 145년이 된 중국교회의 역사적 아이콘이라 할 수 있으며, 한국교회에는 처음으로 강단을 열어준 곳이다.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설교하였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중 시 예배드린 곳으로 강단교류의 의미가 지극히 큰 것이다. 아울러 남경 금릉협화신학원의 회의에서는 향후 한국 신학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시작으로 한·중·일 3국으로 폭을 넓혀 아시아 신학의 틀을 함께 구성하자는 가치 있는 제안이 이뤄졌다. 과거 1세대 상호 인식의 차원에서 차세대로 한·중 기독교 관계의 문을 활짝 여는 시간이었다.
셋째, 중국교회의 역사·사회적 저력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3자 원칙(자치·자강·자양) 가운데 이뤄진 중국 기독교의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견고하게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2500만명의 교인이 정식으로 등록된 중국교회는 매년 40만~50만명의 성도들이 침례를 받고 있다. 또 전국 양회를 중심으로 하는 가운데 간소화된 시스템으로 일사불란하게 모든 교회가 동역하고 있다. 특별히 성경보급에 있어서는 1987년 이래 지난 3월까지 1억3300만권이 발행되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해외에 다른 나라의 언어로 보급되고 있다.
한 교회이기에 가능한 전국 네트워크, 점차적으로 안정된 체계를 갖춰져 가는 신학교 시스템, 연간 1000만권의 성경을 출판하는 능력은 이미 당나라로부터 시작된 기독교 역사와 함께 빠르게 복음화 되고 있는 중국교회의 큰 저력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의 호의를 확인하게 되었다.
국가 기관으로서 중국의 모든 종교를 담당하는 종교국은 이번 회담에서 앞으로 기독교 전국양회와 같은 의견으로 한국교회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이는 한국교회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는 의미로 받아드릴 수 있는 귀한 메시지이다. 중국교회를 역사적으로 인정하고 배우고 함께 동행하기를 원한다는 이번 방중단의 뜻은 중국 기독교로 하여금 더 확고한 신뢰의 근간을 만들어 내었다.
전형철(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사역국장)
[기고] 한·중 기독교 교류 새로운 장 열었다
입력 2015-04-19 14:02 수정 2015-04-19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