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군인들에게 해외파견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군(軍)에서 제대할 것을 독려했지만 정작 제대 군인들이 지방 농장에 배치돼 당국에 대한 원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8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당국은 지난해말 군인들에게 외국에 콩 농사하러 가는 조건으로 제대시켰지만 이후 말을 바꿔 감자 농사가 우선이라며 농장에 제대 군인들을 배치했다”면서 “외국에 콩농사 간다는 조건이어서 대부분 제대군인들이 부푼 마음을 가지고 제대했지만 외국은커녕 농장에 일해 이들의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농장의 분조장들은 상급 단위의 지시대로 제대군인들이 도착하면 바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집을 지어주고 이례적으로 1년 치 감자분배와 함께 이불 등 부엌세간도 장만해주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제대군인들은 어떻게 하면 농장에서 다른 곳으로 갈까하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결국 나라가 거짓말을 했고 집단배치로 산골에 가게 된 제대군인들의 불만은 가정불화로까지 번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평양과 같은 도시가 고향인 일부 제대군인들의 아내들은 해외로 나간다는 조건으로 결혼을 한 경우도 있지만 정작 산골에서의 생활을 하고 있어, 가정불화로 이어진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난해 가을에도 평양에서 온 새색시가 남편에게 집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이혼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자 스스로 이소니찡(이소니아지드·결핵약)을 수십알 먹고 자살했다”고 전했다.
이 소시통은 “사망한 여성은 평양에서 교원을 했었는데 남편이 외국에 간다고 하니까 선뜻 선을 봤고 결혼까지 결심했는데 산골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변고를 당한 제대군인은 ‘애초에 이런 산골에 온다고 하면 나도 오지 않았고 이런 일(아내의 사망)도 없었을 텐데’라며 매일 술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북한 새 색시 결핵약 먹고 자살 왜?” 평양 여성, 지방 농장생활 못 견뎌 이혼 요구 뒤 결행
입력 2015-04-19 0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