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안전처 세월호 행사 팡파르 논란

입력 2015-04-17 16:17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에서는 세월호 참사 1주년인 전날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열린 ‘국민 안전의 날 다짐대회’ 행사에서 팡파르가 울리는 등 일부 부적절한 행사내용이 포함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안전 다짐대회 행사에서 장관이 입장하니 사회자가 ‘여러분 장관님께 다시 한번 힘찬 격려 박수 부탁한다’고 하고 이후 군악대가 팡파르를 울렸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가 무슨 날인가. 세월호 유가족이 절규하는 소리, 울부짖음이 안 들리는가”라고 비판하며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박 장관은 “어제 일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확인을 못 했다.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행사는 말 그대로 가관이었다.
“박인용 장관님이 왼쪽으로 들어오고 나가실 때 큰 박수를 쳐 주세요.”
정부가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마련한 ‘국민안전 다짐대회’에서 진행자가 장내 방송을 통해 한 말이다. 진행자는 장관에 대한 박수를 당부했고 장관이 입장하자 군악대가 팡파르를 울리는 등 세월호 참사 1주년 행사라고는 믿기 어려운 장면이 펼쳐졌다. 반성과 추모하는 순서는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전시성 행사로 25분 만에 끝났다.
제1회 국민안전의 날인 16일 오전 국민안전처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안전 다짐대회는 경과보고, ‘국민의 목소리’ 동영상 상영, 안전관리헌장 낭독과 다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는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전한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행사에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당국의 반성과 희생자에 대한 추모 시간은 없었다. 인천세월호유가족대표단 7명이 초청받아 참석했지만 단순히 행사를 지켜보는 데 그쳤다. 일각에선 과거 ‘관제 동원’을 연상케 하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박 장관이 행사장에 입장할 때는 30여명의 군악대가 일어나 팡파르를 울리고 참석자들이 큰 박수를 치는 어이없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민안전체험전과 사진전, ‘안전신문고’ 사용 시연, 안전산업전시회, 재난 구조장비 전시를 비롯한 부대행사도 열렸지만 행사장 어디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행사가 25분여 만에 끝나자 참석자들은 참가 기념품을 받아 들고 무리지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행사가 끝날 무렵 청년단체 활동가 2명이 로비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비난하고 정부의 도덕적·정치적 파산을 선언하는 선전물을 뿌리고 구호를 외치는 등 기습시위를 벌여 행사장은 난장판이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