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선수에 손키스하는 북한 여성” 北국제마라톤 이색 풍경

입력 2015-04-17 14:44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에서 지난 12일 개최된 국제마라톤대회 참가기를 실었다.

NYT의 스포츠 담당 기자인 주레 롱맨(60)이 이 대회의 하프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뛴 후 에세이 형식으로 대회 과정을 기술했다.
롱맨은 대회일인 12일 오전 8시 30분 북한 김일성경기장의 5만 좌석은 거의 꽉 찼으며 예행 연습에 따른 것일지라도 열광적인 분위기였다고 소개했다.
북한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과 잠깐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몇몇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지만 어떤 선수들은 낯을 가리는 듯 눈길을 돌렸다고 전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먼저 출발하고, 1시간 뒤 북한 선수들이 출발했다. 북한 선수 중에는 마라톤복에 런닝화 차림도 있었으며, 일부 여성 선수는 허리에 흰 띠를 묶고 달렸다. 공식 참가자는 최대 800명이었지만, 번호표를 붙이지 않고 뛰는 '비공식'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그는 마라톤 구간인 도로변에서 만난 시민들의 적극적인 반응도 적었다. 한 군인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어린이들은 더 대담해 선수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는가 하면, 영어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이름이 뭔가요" "몇 살인가요"라고 큰 목소리로 묻기도 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한 선수는 젊은 여성이 손에 키스한 뒤, 이를 자신 쪽으로 불어 키스를 보내는 모습에 깜짝 놀랐지만, 같은 '손키스'로 화답했다고 말했다.
미국 맨해튼 출신의 한 선수는 교통정리를 하던 근엄한 여성 앞을 지나갈 때 가슴을 진정시켰다면서 "나에게 윙크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