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손석희 "성완종 녹음파일 공적 대상물이라 판단" 해명…“비판 겸허히 감당”

입력 2015-04-17 00:04 수정 2015-04-17 02:16
JTBC 화면 캡처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인터뷰 파일을 경향신문과 유가족 허락 없이 무단 방송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손 앵커는 16일 밤 뉴스 진행 마무리 멘트에서 “보도 책임자로서 어제(15일) 성완종씨 녹음 파일이 논란 대상이 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도리”라면서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손 앵커는 “이 파일을 가능하면 편집 없이 진술 흐름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봤다”면서 “이 파일이 검찰에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향신문에서) 글자로 전문이 공개된다 해도 육성이 전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봤다”면서 “육성의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앵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하듯 보도를 했어야 했느냐는 것에 대해 그것이 때론 언론의 속성이라는 것만으로도 변명이 안 될 때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선 비판을 겸허히 받아 들이고 감당하겠다"라며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 해당 보도가 고인과 가족들의 입장, 그리고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입수 과정 등 우리가 뒤돌아봐야 할 부분은 냉정히 돌아보겠다"라고 했다.

손 앵커는 이어 "저나 기자들이 완벽할 순 없겠지만 진정성을 잃지 않도록 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신과 반성의 뜻을 전했다.

앞서 JTBC는 전날 경향신문 동의를 얻지 않고 유족의 방송 중단 요구도 거부한 채 해당 파일을 ‘뉴스룸’을 통해 방송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 측은 16일자 기사와 사설을 통해 “이는 명백한 언론윤리 위반”이라면서 JTBC와 녹음 파일을 무단으로 유출해 JTBC 측에 넘겨준 전문가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손 앵커는 이날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코너에서 ’세월호 비극 그 1년’을 다루면서 “잊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나눴다.

손 앵커는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라는 이문재 시인의 ‘오래된 기도’ 구절을 인용했다.

손 앵커는 이어 “함께 꼭 기억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겨 시청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