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간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비켜준 한 여성이 멀쩡히 앉아있는 학생에게 ‘화풀이식’ 훈계를 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다.
글쓴이는 훈계를 들은 학생이다.
14일 올라온 글인데 어린 학생이다보니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으나 글의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고 충분히 억울할만한 사연이기에 요약해본다.
독서실에서 자습을 끝낸 학생은 당일 오후 7시 30분쯤 학원에 가기위해 버스를 탔는데 그날따라 가방이 무거워 어깨가 아팠다고 한다.
하교 후 바로 독서실로 향하느라 배도 엄청 고팠고 피곤하기도 했다.
버스는 이미 만차라 학생은 서서 가고 있었는데 마침 학생 바로 앞에서 자리가 났다.
학생은 무거운 가방 탓에 아무 생각없이 앉았고 곧바로 책을 꺼내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학생 바로 앞에 누군가 서 있었던 것. 학생은 별 생각 없었지만 바로 뒤에서 “여기 앉으세요”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알고 보니 학생 앞에 서있었던 사람을 할머니였고 뒷자리 여성 목소리는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한 아줌머니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학생은 계속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자리를 양보한 아주머니가 자기 앞으로 다가와서는 반말로 “저기 학생, 내가 말 안하려고 했는데 니 옆에 할머니 서 계시는 거 못봤어?”라고 추궁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도 상황을 몰랐던 학생이 “네?”하고 되묻자 그 아주머니는 “할머니 계속 서서 가셨잖아? 못봤냐고? 본 것 같은데 왜 자리 안 비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약자분들한테 자리 양보하는 것 못 배웠어? 학생만 아파? 할머니는?”하고 아주머니의 추궁은 계속했다.
이어 그 아주머니는 “할머니한테 사과드려”라는 최후통첩을 했고 학생은 아무 소리 못한 채 사과를 하고 버스를 내렸다고 한다.
이 학생은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 안한다. 하지만 자리 양보 안했다고 해서 버스에서 다른 사람을 다짜고짜 뭐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자리 양보가 의무는 아니잖아요... 정말 창피하고 억울했다”며 울먹거리면서 자신이 정말 잘못한 거냐고 물음표를 던졌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학생이라고 꼭 양보해야하나” “그 아주머니, 그냥 비켜주면 됐지 그게 그렇게 억울했나” “아줌마, 완전히 시비쪼네” “학생이 만만하게 보였나봐요” “어린 나이에 상처받았겠다. 용기를 가져. 파이팅” “개념녀인줄 알았는데 완전 무개념 아줌마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할머니에 자리 비켜주고 앉아있는 학생에게 화풀이? … ˝아줌마, 저 너무 억울해요˝
입력 2015-04-17 02:30 수정 2015-04-17 0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