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참스승’ 고 남윤철 교사 묘소에 추모행렬

입력 2015-04-16 17:26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오후 2시쯤 충북 청주 천주교 공원묘지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마지막 순간까지 배에 남아 학생들을 구조하다 유명을 달리한 고(故) 남윤철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다.

이날 2012년 남 교사가 단원고에서 첫 담임을 맡았던 학급의 학생 9명도 다시 그의 묘소를 찾았다. 어엿한 대학생이 된 이들은 시험 기간임에도 남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두 달에 한 번꼴로 꾸준히 남 교사를 찾아왔던 제자들도 있었다.

남 교사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이들은 스승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전날 안산에서 청주로 와 ‘1박2일’동안 함께 했다고 한다.

박승주(20)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아직도 선생님이 평소처럼 야구모자를 눌러 쓴 채 이름을 불러주실 것 같은데 이곳에 올 때마다 실감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신준혁(20)씨는 “학업이나 가정문제로 많이 힘들었을 때 선생님께서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제일 힘들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분이라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빗속에서도 남 교사의 묘지 앞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미사가 40여분간 진행됐다.

땅에 묻힌 아들 앞에 선 남 교사 부모는 아들없이 산 1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남 교사의 어머니 송경옥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꽃피는 계절이 돌아왔지만 그 자리에 아들만 없었다”며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아들이 사랑한 제자들이 꾸준히 안부를 묻고 찾아와줘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남수현 충청대 교수는 “우리 아들은 여러 국민이 사랑을 줘서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었다”며 “그렇지만 정부에서는 희생된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이러한 사랑을 주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