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이끄는 지도자 이름이 꽤나 어려운 모양이다. IS 격퇴를 위해 이라크에 군 병력을 파견한 호주 국방장관과 뉴질랜드 총리가 정작 IS 지도자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망신을 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최근 기자들로부터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알-자베리 뭐라던가(al-Jaberi or something? whatever)”라고 답하고 말았다. 뉴질랜드는 이라크에 100명을 파견한 상태다.
키 총리는 차라리 솔직한 편이다. 케빈 앤드루스 호주 국방장관은 최근 호주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IS 지도자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작전상 문제(operational matter)’라며 피해나갔다가 더 망신을 샀다. 때마침 이라크군 지원을 위해 330명의 호주군 병력을 추가로 보낸 날이었다. 호주는 미군 주도의 IS 격퇴를 지원하기 위해 처음으로 파병한 나라다.
앤드루스 장관은 ABC의 리 세일즈 기자로부터 “IS 지도자의 이름을 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작전상 문제에 휘말려들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가 “군인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곳에 파병하는 책임을 진 당신이 IS 지도자 이름조차 대지 못하는 것은 놀랍다”고 말하자 앤드루스 장관은 인터뷰 이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라크 IS 문제는 단지 한사람만 관련돼 있는 게 아니다”며 궁색한 해명만 내놨다.
이 실수담을 전해들은 호주와 뉴질랜드 뉴스사이트들은 즉각 세계 각국의 지도자나 IS 무장반군, 중동 지역명 등과 관련된 퀴즈를 홈페이지에 냈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앤드루스 장관에게 묻기를 바라는 10가지 다른 질문’이라는 제목의 설문을 하기도 했다.
바그다디는 그 신원이 거의 알려진 바 없으나 이라크-시리아 접경지역을 장악하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위협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최고지도자로 뉴스매체에 수없이 언급된 인물이다. 미 국무부는 바그다디에 대해 1000만달러(약 109억원)의 현상금을 걸어놓은 상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IS지도자 이름은 어려워…뉴질랜드 총리·호주 국방 “알 뭐라더라?” 했다가 망신
입력 2015-04-16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