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생각해보니’ 수법 시전… “11월 6일 성완종 만났다”

입력 2015-04-16 16:44 수정 2015-04-16 16:55

성완종 전 경남기업 사장과 만난 적 없다던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말을 바꿨다.

문화일보는 16일 김 전 실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기억을 되살려 보니 2013년 11월 6일 오후 6시 30분에 성 전 회장을 비롯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도 의원 5명과 저녁을 먹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착각했던 것 같다. 내가 다시 기억을 되살리고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니까 11월 6일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면서 “확인해보니 그날 밥값도 내가 결제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과 성 전 회장이 만난 시기는 경남기업 워크아웃 개시 결정(10월 31일)이 난 지 일주일 뒤다. 성 전 회장이 정·관계 고위 인사 면담 날짜와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일명 ‘성완종 다이어리’에서 ‘김 실장’과 만났다고 기재된 날짜와 같다.

성완종 다이어리에는 9월 4일, 5일에도 ‘김 실장’이 성 전 회장과 접촉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전 실장이 이에 대해 “9월 초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만난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하지는 않다”고 했다. “성 전 회장과 둘이서만 본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없단 건 아니고 확실치 않다”면서 성 전 회장이 고충을 토로한 적인 있지만 애로를 들어준 게 있는지는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06년 9월 성 전 회장에게 1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2010년 8월 5일) 비서실장이 된 이후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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