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프로농구 감독 사관학교?… 만수의 울산 모비스

입력 2015-04-16 15:13
국내 프로농구에서 울산 모비스가 ‘감독 사관학교’가 됐다. ‘만수(萬手)’ 유재학(52) 감독으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은 코치들이 잇따라 프로팀 사령탑에 선임되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 용인 삼성은 16일 임근배(48) 전 울산 모비스 코치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임 감독은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 전자랜드와 모비스에서 유 감독을 보좌해 세 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후 개인 사정으로 캐나다로 건너가 가족과 함께 지내다 이번에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 임 감독은 “저를 믿고 선택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여자농구 명가 삼성의 명성에 걸맞은 구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감독이 새 사령탑에 선임된 데에는 유 감독의 영향이 매우 컸다. 삼성 관계자는 “임 감독이 여자농구 경험이 없지만 유 감독과 오래 함께 했다는 점이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지도자인 유 감독으로부터 선수단 장악과 다양한 전술을 많이 배웠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남자 프로농구 부산 kt도 이번 시즌까지 모비스에서 코치로 지낸 조동현(39)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30대로 젊은 나이지만 kt 지휘봉을 잡게 된 요인으로는 역시 유 감독에게 배웠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조 감독은 2012-2013시즌이 끝나고 은퇴하자마자 선수시절 성실함을 높이 산 유 감독의 요청으로 모비스 코치로 합류했다. 조 감독도 “내가 kt 사령탑에 오른 것은 유 감독님께 배웠기 때문”이라며 “그 DNA를 물려받아 꼭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 SK 문경은(44) 감독도 선수시절 유 감독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인천 SK와 전자랜드에서 뛰던 2001-2002시즌부터 2003-2004시즌까지 유 감독과 사제지간으로서 한 팀에 몸담았다.

유 감독은 흡족한 표정이다. 그는 “아주 보람된 일이다. 흔쾌히 떠나라고 전했다”며 “부디 각자 맡은 팀에서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