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00조원 해외자산 본격 감사 착수

입력 2015-04-16 14:17
중국이 700조원이 넘는 국영기업의 국외 자산에 대한 본격적인 회계 감사에 착수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영기업의 국외 자산을 감사하기 위해 국제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 7곳의 회계 법인을 선정한 사실을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6일 보도했다.
회계법인 3곳은 연내 국영기업들의 국외 자산을 감사하고 4곳은 주요 국영기업의 사업을 감사할 예정이다. 용역비로 1139만 위안(20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감사는 중국 당국이 10년 전 자본 유출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국영기업에 국외 시장 개척을 독려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 달 신화통신은 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둥다성 전 심계서장을 인용, 4조3000억 위안(약 755조 원) 이상에 달하는 국영 기업의 해외자산이 회계감사를 받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부패한 경영진들이 해외 자산 매입이나 인수·합병 등의 과정에서 회계 감사가 없는 허점을 이용해 배를 불려왔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자오퉁대학의 자오젠 교수는 “국영기업의 국외 투자가 경제적 효율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에 철저한 감사를 통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감사가 정부 당국자와 기업 대표의 위법 행위를 밝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사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반(反)부패 사정 작업이 심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