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비망록 보니… 경남기업 워크아웃 개시 전후 유력인사와 접촉 기록

입력 2015-04-16 08:58 수정 2015-04-16 14:42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비망록(다이어리)에서 성 전 회장이 2013년 경남기업 워크아웃과 2014년 자신의 대법원 상고심을 전후해 청와대 및 금융권 인사를 전방위로 만난 기록이 확인됐다.

비망록은 당시 성 전 회장이 워크아웃에서 지분 감자를 피하고, 자신의 대법원 벌금형 확정에 따른 의원직 상실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뛴 것을 보여준다.

중앙일보와 JTBC 보도에 따르면 2013년 8월~2015년 3월 다이어리를 분석한 결과 성 전 회장은 2013년 10월 31일 워크아웃 개시 결정 한 달 전인 2013년 9월 4일과 5일 다이어리 일자·요일란에 연이어 ‘김 실장’을 적어 두었다.

성 전 회장 측근은 “‘김 실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며 “당시 면담이나 전화 연결이 시급한 인사들을 적어둔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김 실장’과는 경남기업 워크아웃이 개시되고 6일 뒤인 11월 6일 오후 6시30분 서울의 유명 한정식집인 ‘용수산’에서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다이어리에 기록돼 있다.

김 전 실장은 앞서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비서실장이 된 다음엔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망록의 기록과 김 전 실장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성 전 회장은 또 이듬해 3월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석 달 앞두고 전방위 접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4일 오전 9시45분 홍문종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만난 데 이어 황우여 대표(10시30분), 최경환 원내대표(11시10분) 등 당 3역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적혀 있다.

같은 달 19일 오전 8시 서울 강남 팔레스호텔에서 친박계 원로인 김용환(83) 새누리당 고문을 만난 뒤 오전 10시30분 강남 메리어트에서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11시40분 롯데호텔에서 박준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것으로 기록됐다. 박 당시 수석과는 3월 18일 롯데호텔, 3월 26일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서도 만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성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은 워크아웃에서 지분 감자를 피하고 벌금 500만원형 확정에 따른 의원직 상실을 막기 위해 청와대·국회는 물론 법조계까지 연쇄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