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운전기사 “성완종과 독대 정확히 기억나… 여의도 식당서도 만나”

입력 2015-04-16 08:41 수정 2015-04-16 10:31

이완구 국무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지난 2013년 4월 4일 오후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만나 독대했다고 증언했다. 성 전 회장측이 아닌 이 총리측 비서진이 독대를 확인 한 셈이다. 이완구 총리는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그날 성 전 회장을 사무실에서 만났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성 전 회장은 만난 기억이 없다. 독대는 안 했다”고 수차례 부인했다.

16일 CBS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이완구 총리를 수행한 운전기사 A씨는 “그해 4월 4월 이 총리와 고 성 전 회장이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만났고, 독대를 했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행사여서 그날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A씨는 “홍성에서 큰 행사가 끝나고 부여에 있는 선거사무실로 바로 운전해 왔었다. 도착한 뒤 사무실에 올라갔는데 성완종 의원과 함께온 비서가 있었다. 비서와 사무실에서 얘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A씨는 “보통 우리는 ‘의원님’이라고 부르는데, 그쪽 직원은 ‘회장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우리는 원래 회장님이라고 한다’고 얘기하더라”면서 “성완종 의원 비서하고 사무실에서 그런 얘기를 나눠서 더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CBS는 “A씨가 만났다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의 첫 소환 인물인 이모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A씨는 성 전 회장이 사무실을 잠깐 방문하고 독대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가 없다. 현역 의원들은 다 독대를 했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이완구 총리가 “그날 기자들이 많아 독대는 불가능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그 정도는 아니었다. 기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A씨 그해 5월에도 두 사람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도 만난 적이 있다고도 했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녹취파일이 말고 또 다른 녹음 파일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이날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금품을 준 적이 있는 정치권 인사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측근들과 폭로 대상을 선별한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이 과정을 녹취한 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제2의 파일에는 ‘성완종 리스트’의 작성 배경뿐 아니라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다른 정치인들도 담겨 있을 가능성이 커,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또 성 전 회장 다이어리에서 성 전 회장이 2013년 경남기업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2014년 자신의 대법원 상고심을 전후해 청와대 및 금융권 인사를 전방위로 만났다고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일명 ‘성완종 메모’에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적었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전달자’로 지목된 당시 캠프 공보특보 윤승모씨에게 생활자금 명목으로 돈을 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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