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뉴스룸’ 성완종 녹취록 무단 방송 시끌… 손석희 “경향신문과 상관 없다” 주장

입력 2015-04-16 07:19

중앙일보 계열 방송인 JTBC가 15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경향신문 단독 인터뷰 녹음 파일을 유족과 경향신문 반대에도 방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JTBC는 15일 9시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룸’ 2부에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손석희 앵커는 녹음파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대부분의 분량을 공개해드리는 이유는 또 다른 녹취록에 대한 오해를 가능하면 불식시키고 지금까지 일부만 전해져 왔던 것에서 가능하면 전체 맥락이 담긴 전량을 전해드려서 실체에 접근해보자(는 차원이다), 이건 시민의 알 권리와 관련된 부분이니까요”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방송이 끝난 뒤 기사를 통해 “JTBC는 방송에 앞서 유족과 우리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유족의 동의를 받고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또 유족 뜻에 따라 녹음파일 내용은 지면에 실지만 육성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의 장남 성승훈씨는 방송 전 JTBC 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JTBC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경향신문 편집국장도 JTBC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족들이 녹음파일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또 경향 기자가 인터뷰한 녹음파일을 아무런 동의 없이 무단 방송하는 것은 타 언론사의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언론윤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항의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검찰에 제출할 당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가 검찰에서 작업을 마치고 나온 뒤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JTBC측에 ‘경향신문 보도 후에 활용하라’며 녹음파일을 넘겨주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석희 앵커는 방송에서 “이 녹음파일을 JTBC 취재팀이 입수했는데, 경향신문과는 상관없다. 다른 곳에서 입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