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더 악화될 경우 선택지가 없다?”벼랑으로 내몰리는 李총리

입력 2015-04-16 05:14

이완구 국무총리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군의 숫자도 줄고 있다. 해명이 오히려 불신을 더하고 있다.

이 총리는 '목숨'이라는 극단적인 언어까지 사용해서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 총리 스스로 “내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반문할 정도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에서는 연일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자진사퇴론이 불거져 나오면서 이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탄핵까지 거론하고 나설 정도다.

그러나 현재로선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며 검찰 수사에 응함으로써 현직 총리로서 처음 검찰 조사를 받는 '불명예 기록'을 감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직을 유지키로 한 배경에는 총리직을 사퇴하면 그 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상 어느 정도 시인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떠나는 16일이 고비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날 박 대통령이 11박12일 일정으로 순방을 떠나고 나면 '국정 2인자'로서 대통령 부재시 내치(內治)의 대행을 하는 총리에게 물러나라는 압박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과 총리 다음 순위로 업무를 대행해야 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역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16일이 국가적 참사인 세월호 침몰 1주기라는 사실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해외 순방을 떠나는 것을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총리마저 거취 표명을 한다면 모양새가 더욱 안좋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스스로 검찰 조사를 받는 동안 성완종 파문과 관련된 검찰 수사 등 일부 업무에 대해선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총리직 공백을 막기위해 총리직을 유지하더라도 이미 성완종 파문으로 만신창이가 돼 사실상 '식물총리' 신세가 된 이 총리가 '국정 2인자'로서 영이 세워 내각을 통할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