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 ‘갑질’ 후회합니다”… 이런 사과에도 누리꾼들이 분노한 까닭?

입력 2015-04-16 01:30
사진= 국민일보DB, 온라인 커뮤니티 글 캡처

한 누리꾼이 자신의 '진상 짓'을 공개하고 그걸 후회한다는 고백(?)을 했지만 누리꾼들은 ‘자백의 용기(?)’에 대한 격려보다는 호딘 질타가 먼저였다.

글쓴이가 양심상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댓글로 격려를 받으려 했다면 그 목적은 성공하지 못한 듯 보인다.

승진 누락으로 40대 만년과장이자만 나름 괜찮은 회사에 다닌다는 글쓴이는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자신이 행한 ‘진상 짓’을 공개했다.

글쓴이는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부과 진료를 가는 도중 배가 고파 근처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다고 한다.

가벼운 메뉴를 주문하니 점원 아주머니는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 빨리 나오는 걸 권유했다.

그것으로 정하고 6200월 카드로 결제한 후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글쓴이 다음 손님, 그 다음 손님이 음식을 찾아가는데도 자기가 주문한 음식은 나오지 않았다.

뿔이 난 글쓴이가 왜 자기 것은 안 나오냐며 따지자 점원 아주머니는 바쁜 와중에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주문한 음식을 취소하겠다고 하니 주문 지연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는지 바로 취소도 해주었다.

글쓴이가 여기서 그냥 나왔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했다.

화가 덜 풀린 글쓴이는 “환불하면 다냐?”며 사진 촬영을 하겠다며 진상 짓을 한 것.

그랬더니, 멀리 떨어져 있던 남자 점원과 옆의 여자 점원까지 3명이 동시에 연신 “바빠서 실수했다... 죄송하다”며 원래 주문한 메뉴를 바로 포장해서 주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음식 공짜로 받으니까 그런말 한다’는 오해를 살까봐 그냥 음식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음식이 늦게 나왔다는 이유로 공짜 음식을 먹은 셈이다.

글쓴이는 피부과 시술을 받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며 몇 번을 찾아가 사과하리라 마음 먹었지만 시술이 늦게 끝나 회사로 복귀해야 했기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를 너무 쉽게 대한 스스로를 반성하며 행여나 이런 대우를 받은 점원이 있으시면 제 사과를 대신 받아주세요”라고 마무리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직접 사과도 안해 놓고 무슨 면죄부를 받을려고” “화내는 건 이해하겠는데 음식은 왜 가지고 나오나요” “필요도 없는 사진은 왜 찍었나요?” “좋은 회사네요. 점심시간에 피부 시술할 수도 있고” 등의 댓글은 그나마 젊잖은 편.

다른 누리군들은 “음식 공짜 받을려고 갑질했나요?” “공짜 햄버거가 목으로 넘어갔어요?” “당장 가서 사과하세요” “자신한테만 관대한 사람이잖아!” 등 대놓고 비판하는 반응도 많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