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미술계 한류를 전파하고 돌아온 오관진 작가. 유럽에서 한국미술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귀국하자마자 개인전을 연다. 방송 드라마 등에서 그의 작품이 자주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들과 친화력을 쌓아가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7의 9 파주출판단지 박영사 내 박영갤러리(031-955-4071)의 초대로 그의 25번째 개인전이 4월 29일까지 열린다. 작가의 그림은 인기가 높다. 2014년 부산 아트페어에서 바이올렛갤러리에 참가해 솔드아웃(전량 판매)을 기록했다.
2015년 부산국제 화랑 아트페어에서도 갤러리마레에 참가해 마찬가지로 전부 다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 초대전으로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박고 올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정식 초대를 받았다.
그의 작품이 이토록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적인 서정이 듬뿍 담겨있는데다 단아하고 고결한 이미지에 그림이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꽃과 달항아리’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달항아리에 비움과 채움을 가득 담아낸다.
작가는 도자기를 그린다. 청화백자운룡문호, 막사발, 달항아리, 분청사기와 솔직하고 덤덤한 도자기들을 소재로 삼는다. 청화백자는 멋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깃들어 있고, 막사발은 거친 손길이 느껴진다. 분청사기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미를 선사한다.
그의 작품에 다양하게 드러나는 도자기의 이미지는 우리네 삶의 모습과도 같다. 달항아리는 돌아앉은 여인네의 풍성한 뒤태를 보고 있는 듯 푸근하고 정겹다. 작가는 도자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한두 가지의 매화가 피어나기도 한다.
매화는 겨울을 이겨내고 산뜻하고 맑은 꽃을 피워낸다. 단아한 그릇 속에서 피어나는 매화가 얼마나 멋있는가. 작가의 작업은 비움과 채움의 연속이다. 그것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 동양화와 서양화의 구분을 넘어선다. 그의 작업에 호평과 갈채가 쏟아지는 이유다.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는 ‘선(繕)과 선(鮮)으로 빚어 공(空)을 짓다’라는 글을 통해 “화려하고 장식적인 겉멋보다 우선하는 사색의 기운, 군더더기 없는 단아한 형상들은 화면을 부유하는 정적인 기운과 더불어 그의 작품을 특정하게 하는 이유로 남는다”고 평했다.
이어 “‘교감’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작화의 의도와 의미는 익히 상호 교환적이며 소통은 이미 충만하게 다가온다.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읽어내 깨달을 수 있는 그림, 치렁한 군더더기에 준하는 말과 문자는 별 효용성을 갖지 못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 같은 그림”이라고 정의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솔드아웃 오관진 작가 프랑스 미술한류 전파 이어 4월29일까지 파주 박영갤러리 초대전 ‘비움과 채움’
입력 2015-04-15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