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별명은 ‘한국의 메시’다. 어린 나이에 공 좀 찬다고 얻은 별명이 아니다. 스페인에서 축구 스타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이승우(17). 그는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유소년시스템 ‘라 마시아’에서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 걷고 있다. 바르셀로나 후베닐A(17~19세) 소속 이승우가 수원 JS컵에서 국내 팬들에게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낸다.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승우는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U-18 대표팀에 합류해 한 살 위의 형들과 29일부터 열리는 수원 JS컵에 출전한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19조(18세 미만 선수의 해외이적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만 18세가 되는 2016년 1월 6일까지 FIFA가 주관하는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의 실전 감각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수원 JS컵 출전을 허락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승우와 장결희(17·후베닐B), 백승호(18·후베닐A)도 차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와 백승호만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승우는 대동초등학교 시절인 2010년 유소년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다농 네이션스컵’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아 이듬해 ‘라 마시아’에 입단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데뷔한 2011-2012시즌 인판틸A(13~14세)에서 26경기에 출장, 38골을 쓸어 담았다. 2012-2013시즌엔 카데테B(15세)에서 14경기에 나가 22골을 터뜨렸다. 또 스페인 국제 유스대회 최우수선수(MVP) 및 득점왕에 오르는 등 수많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승우는 2013년 바르셀로나와 5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프로 입성을 위한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 있다. 후베닐A의 다음 단계는 바르셀로나 2군인 바르셀로나B이다. 바르셀로나B는 실제 스페인 프로축구리그에 참가하는 팀이다. 이승우가 바르셀로나B에서 뛰게 되면 바르셀로나 1군 팀 선수로 경기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다. 이는 2005년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입단 이후 가장 큰 한국 축구의 경사다. 일부 팬들은 이승우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잉글랜드의 시오 월컷(26·아스날)은 17세였던 2006년 독일월드컵 무대에 올랐다.
팬들의 관심은 이번 대회에서 이승우가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에 쏠려 있다.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비공식 경기에만 출전하다 보니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수원 JS컵은 박지성(35·은퇴)이 이사장인 JS파운데이션이 유소년 축구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다. 대회는 다음달 3일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우루과이, 벨기에 등 4개국 U-18 대표팀이 참가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이승우 네 능력을 보여 줘!
입력 2015-04-15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