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시장 지배하던 구글 결국 반독점혐의로 기소… 유럽서 구글 위기 가속화

입력 2015-04-15 20:58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유럽연합(EU)에 철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인터넷 검색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이 일대 위기에 놓였다.

영국 BBC방송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불법 남용한 혐의로 구글을 기소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구글 심사보고서에서 “구글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위해 경쟁사의 트래픽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기소될 경우 구글은 전 세계 매출의 10%로 추정되는 최대 66억 달러(약 7조2200억원) 가량의 벌금을 낼 수 있으며, 유럽 사업을 전면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유럽이 단일 기업에 부과한 가장 많은 벌금은 2009년 컴퓨터 칩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혐의로 인텔에 부과된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였다.

구글은 유럽 검색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트립어드바이저, 스트리트맵 등은 지난 2010년 구글의 반독점 행위에 대해 EC에 제소한 바 있다.

트립어드바이저, 익스피디아 등 검색사이트들의 연합체인 페어서치 그룹의 토마스 빈지 대변인은 “EC의 제소는 혁신과 소비자의 선택을 막는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뿌리 뽑는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EC가 정보를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는 구글을 처벌함으로써 하나의 본보기로 삼으려한다는 해석이다.

EC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해서도 별도로 조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게 유튜브 등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비경쟁 조항을 부과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NYT는 “20여개 기업과 단체들이 유럽 규제당국에 구글의 반독점 행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면서 “특히 유력 출판사와 언론사를 가진 독일에서는 온라인 지도와 여행 서비스, 쇼핑 등의 정보 검색시장에서 경쟁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미국의 검색 괴물’을 몰아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