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직 목사님은 제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예수를 닮은 분이십니다. 그는 온유하고 겸손하며 청빈한 삶을 사셨습니다.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하신 목사님의 삶이 잘 조명될 줄 믿습니다.”(이철신 목사)
오는 19일 한국 기독교의 거목 고 한경직(1902∼2000) 목사 소천 15주기를 앞두고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이철신 목사)가 주최하고 숭실대가 주관한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회’가 15일 서울 동작구 상도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 김덕윤예배실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한 목사의 삶을 회고하면서 그를 ‘화해와 용서, 평화의 지도자’로 꼽고,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았지만 남북통일이란 미완의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그의 정신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100년 가까이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사셨던 한 목사님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호흡을 같이하신 민족의 어른”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는 방향을 제시해 주신 등대였고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에겐 희망의 등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30여년 전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사업회 총재를 맡은 한 목사님은 모든 교회와 단체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일을 추진하셨다”면서 “한 목사님의 가르침대로 한국사회에 만연한 차가운 겨울기운을 거두어들이고 화해와 평화, 공존과 통일의 봄기운을 불어넣는 데 기독교 지도자들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공동회장 장상 목사는 “한 목사는 생전에 ‘용서받은 삶, 용서하는 삶’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그리스도인은 분쟁의 도구가 아니라 화해의 도구가 돼야 합니다. 화해는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입니다. 복음 전파는 화해·일치·세계평화·통일운동인 것입니다’라고 전했다”면서 “이것이 이 시대를 향한 목사님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용서의 메시지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한국교회 일치와 남북통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용서의 복음”이라고 말했다.
한 목사의 아들 한혜원 목사는 “저의 아버지는 참으로 온유한 분이셨다”며 “저에게 고아원 아이들과 형제처럼 지내라고 언제나 부탁하셨다. 목회하실 때도 화합을 우선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고했다.
한헌수 숭실대 총장은 “숭실대 이사장이셨던 한 목사님은 통일을 이루라는 꿈을 숭실대에 주셨다”며 “그분을 기념하며 추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분의 뜻을 따르며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평남 평원 출생으로 평양 숭실대와 프린스턴신학교를 졸업했다. 대광학교, 고아원인 보린원, 선명회(현 월드비전)를 설립·운영하고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 등을 통해 교육, 의료, 복지, 통일 사업에 매진했다. 1992년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템플턴상을 수상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화해와 평화의 지도자’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회
입력 2015-04-15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