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A320 미스터리’ … 아시아나·저먼윙스·에어아시아·에어캐나다 사고 모두 같은 기종

입력 2015-04-15 16:41
에어버스사의 A320기종이 또 사고를 일으켰다. 14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일본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 이탈 건을 포함해 4개월 사이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만 벌써 네 번째다. 1988년 첫 상용비행 이후 전문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안전성을 자랑했던 A320이었던 만큼 항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에어버스 베스트셀링 모델의 미스터리=지난해 12월 162명을 태운 채 자바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항공기도 A320이었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남부 알프스산에 충돌해 150명이 숨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같은 달 29일 캐나다 핼리팩스 공항에서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한 에어캐나다 여객기도 모두 A320기종이다.

A320은 보잉사의 B737에 대적하기 위해 개발된 단·중거리용 여객기로 에어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다. 1988년 에어프랑스가 처음 도입한 이후 4700여대 이상이 판매됐고, 현재 3600여대가 운항 중이다. 미국 아메리칸에어라인, 영국 이지젯, 중국 남방항공·동방항공 등이 주력 기종으로 운용하고 있다.

A320은 엔진과 날개 조종 계통에 컴퓨터를 장착한 첨단 여객기의 효시로도 불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5일 “A320은 28년간의 비행 역사 중 사망자가 나온 사고가 올해 저먼윙스 사례를 포함해 11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던 기종”이라며 최근 잇따른 사고에 대해 의아해했다.

국토교통부는 A320 국내 조종사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아시아나와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에어부산만 A320기를 각각 8대, 3대 보유하고 있다. 국토부는 A320 운항 전 항공기 정비와 조종사 교육훈련에 문제는 없는지 따져보고, 항공기 운항 상황 모니터링 및 보고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도 파악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여형구 2차관 주재로 김포공항에서 국내 8개 항공사 대표 등 관계자를 긴급 소집해 안전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일본, 저고도 비행 경위 집중조사=아시아나는 전날 사고로 승객 73명 가운데 18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일본인 승객 1명이 타박상으로 입원했고, 나머지는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는 “이번 사고로 탑승객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나 사고기가 활주로로 진입할 때 비정상적으로 낮은 고도로 비행한 경위를 조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사고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면서 통상의 착륙 코스보다 낮은 6m 높이의 전파 발신 시설과 부딪힌 사실을 확인했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저공에 깔린 구름 때문에 기체가 착륙 전 통상보다 고도를 더 떨어뜨렸거나 국지적 난기류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성열 이종선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