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만 키우면 어떡해… 소셜커머스 업계 “손에 남는 게 없네”

입력 2015-04-15 16:46
모바일 쇼핑 시장 성장과 함께 급격히 몸집을 불려온 소셜커머스 업계가 정작 손에 남는 것은 없는 적자 경영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실속이 없다는 비판이 있지만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라는 분석도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쿠팡은 2013년 1464억원에서 지난해 3485억원으로 138% 상승했고,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37%와 134% 매출이 늘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다 소셜커머스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모바일 쇼핑액이 지난해 125% 성장한 영향이 컸다.

반면 영업이익은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송과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쿠팡이 1215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티몬(-246억원), 위메프(-290억원)가 모두 손실을 봤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의 자본총계 마이너스 규모 역시 더욱 커졌다. 두 회사는 실적을 공개한 2011년 이후 4년 연속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쿠팡은 2013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지난해 부채를 상당부분 털어내면서 자본총계가 플러스로 전환됐다.

오픈마켓과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소셜커머스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업체 간 과열 경쟁과 무관치 않다. 2010년 티몬을 필두로 소셜커머스가 국내에 자리 잡기 시작한 후 쿠팡과 위메프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체 간 뺏고 뺏기는 점유율 싸움이 과열돼왔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판매촉진비와 광고 선전비 등으로 매출의 절반을 넘는 998억원을 사용할 정도로 업체 간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3사 실적이 처음으로 모두 공개된 올해의 경우 2위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도 펼쳐졌다. 공시에 따르면 쿠팡, 위메프, 티몬 순으로 매출 순위가 정해지지만 티몬은 위메프 매출에서 ‘할인 쿠폰’ 적용액을 뺄 경우 자신들이 2위가 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을 할 때 업계 순위가 중요한 만큼 매출 산정 방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픈마켓 역시 영업이익을 내기까지 5년~6년의 시간이 소요된 만큼 올해나 내년에는 흑자를 내는 기업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내외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앞으로의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으로부터 모두 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