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28)는 최근 부쩍 머리가 빠지고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다가 초기 탈모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친척들 중에도 대머리가 없어 그 동안 탈모 걱정은 해보지 않은 A씨였다. 놀랍기는 부모님도 매한가지, 하나뿐인 아들의 머리가 벗겨져 결혼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에 탈모에 좋다는 약초며 검은콩 등을 매일같이 구입하고 있다.
탈모가 중년 남성의 전유물 혹은 남성 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시대를 지나,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를 고민할 만큼 국민적인 질환이 되었다. 그러나 늘어난 탈모 환자수가 무색하게도, 탈모와 탈모 치료에 대한 인식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탈모는 엄연히 근본적인 원인이 존재하고 이를 치료해야 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민간요법 혹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고 있다.
조성환(사진) 더블유피부과 원장은 “많은 남성들이 탈모 증상을 느끼면 가장 먼저 샴푸를 바꾸거나 금연 금주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려 노력하지만, 탈모는 원인을 치료하지 않는 한 고칠 수 없는 질환이다”며 “따라서 탈모 증상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에게 자신의 탈모 상태를 정확히 진단 받고 이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1毛 ? 탈모의 원인 따져보기
남성형 탈모의 원인으로는 유전, DHT, 스트레스, 흡연 및 음주, 불청결한 두피를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바로 유전과 DHT로, 이 두 가지 원인이 동시에 작용해야만 탈모 증상이 발현된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변환된 물질로, 탈모 유전자를 지닌 사람의 모낭에 작용해 모낭을 위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연모화를 촉진한다. 아버지나 친척 중 탈모가 있고 본인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DHT가 없으면 탈모가 발현되지 않으며, DHT가 많더라도 유전자가 없다면 마찬가지로 탈모가 발현되지 않는다.
이러한 두 가지 주요 요인과 함께 스트레스나 흡연 및 음주 등 환경적 원인들도 탈모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을 기본으로 두피와 모발 건강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함께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毛 ?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따져보기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효과적인 초기 탈모 치료법은 바로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이다. 이러한 약물들은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공인기관에서 효과를 검증 받았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모든 단계의 탈모치료에 권장되는 1차 치료제로 선정된 바 있다.
먹는 탈모치료제는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임상 연구 결과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복용 직후가 아닌 최소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년 경과시점에서 극대화 되므로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바르는 탈모치료제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탈모를 예방하고 발모를 촉진하는데, 하루 2번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도포하는 것이 좋다.
◇3毛 ? 중기 이상의 탈모에도 효과 있는 치료법 따져보기
1년 이상 약물치료를 지속했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은 영구히 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흉터와 통증에 대한 부담과 비교적 긴 회복시간으로 인해 수술을 꺼리는 이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달되어 흉터와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이 가능해졌다. 단, 한 번의 수술만으로 탈모 진행이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식 부위 이외의 부위에서는 계속해서 탈모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꾸준히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두피와 모발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
조성환 원장은 “탈모는 단계별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모두 다르며, 치료에 비교적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질환이다”며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의 상담 통해 자신의 탈모 진행 단계 및 생활 패턴을 면밀히 따져본 후 꾸준히 지속 가능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탈모치료, 이毛저毛 따져보고 득毛하세요
입력 2015-04-15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