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보수당 총리 “우리는 노동자 정당”… 총선공약 발표

입력 2015-04-15 01:57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이 서로 상대방의 전통적 지지계층을 겨냥한 공약을 쏟아내면서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집권 보수당은 “근로계층 정당”을 표방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우리는 인생의 모든 단계를 책임지는 근로계층의 정당”이라고 강조하면서 총선 공약들을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우선 비영리 주택조합들이 제공하는 주택에 3년 이상 거주한 임차인들에게 해당 주택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주택에 살고 있는 가구는 약 130만 가구로 대부분 가정 형편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다.

앞서 보수당은 2012년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공공주택을 임차인이 매입할 때 적용받는 시세 대비 할인금액을 기존 1만6000파운드에서 7만5000파운드로 상향조정했다.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도입된 공공주택 매각 정책을 사실상 부활시킨 것이다.

주당 30시간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면세를 유지하는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또 맞벌이 부부의 3~4세 아동에 대한 무료 보육시간을 현재의 15시간에서 30시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반면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대표는 전날 최저임금 인상 등 복지 확대를 추진하고 “경제적 책임을 지는 정당”임을 강조했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전이 계속되면서 양당은 상대방 지지계층에 호소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모양새다.

총선을 3주 가량 남긴 현재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들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32~34% 범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채 새 정부가 연립정부 또는 소수 정부 형태로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