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을 받는 대학생들의 학습 시간이 평균 1시간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장학금 지원으로 학비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시간은 다소 줄었지만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학생들은 생계 때문에 근로 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국고 3조9000억원이 투입된 국가장학금 제도는 저소득층 학생의 학비 경감 효과가 있는 반면 고등교육 재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등 명암이 뚜렷하게 대비됐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의 성과와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정부는 올해 국고 3조9000억원, 대학 자체 노력 3조1000억원으로 국가장학금 7조원이 투입돼 반값등록금이 완성됐다고 본다. 발표를 맡은 김 교수는 지속 가능한 국가장학금을 위해서 저소득층에 국고 지원을 집중하고, 중·고소득층 학생들은 취업 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 등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 연구에 따르면 장학금 지원으로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늘고 근로시간은 줄었다. 주당 학습시간은 2011년 16.2시간에서 지난해 17.3시간으로 늘어났다. 소득 2분위 이하 저소득층에서는 1.9시간 증가했다. 그러나 6분위 이상에서는 국가장학금 지원이 학업시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 효과가 저소득층에 집중됐다는 얘기다.
근로시간도 비슷했다. 2011년 8.3시간에서 지난해 6.5시간으로 평균 1.8시간 감소했다. 3분위 학생이 9.1시간에서 5.8시간, 2분위가 9.4시간에서 6.7시간, 1분위가 8.3시간에서 6.5시간으로 줄어들어 저소득층에서 장학금 효과가 뚜렷했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7.6시간에서 7시간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7분위와 8분위 학생들은 각각 6.7시간에서 7.4시간, 4.5시간에서 7.1시간으로 오히려 근로시간이 늘어났다.
소득이 많을수록 장학금 지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국가장학금 수혜자 71.4%가 국고로 학비가 지원되는 것에 ‘감사한다’고 답했지만 6분위 65.7%, 7분위 62.3%, 8분위 61.5% 등 소득이 높을수록 줄어들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국고 3조9000억원 투입된 국가장학금… “기초생활수급 가정 학생은 근로시간 줄이지 못했다”
입력 2015-04-14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