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조성은] 피습 당시 리비아 인근 튀니지에 있다던 리비아주재 한국대사, 그때부터 쭉 한국 있었다

입력 2015-04-14 19:26
대사님이 실종됐다. 무려 2주일 가까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며칠 전 괴한의 총격을 받은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의 이종국 대사다.

앞서 지난 12일 총격 사건 직후 외교부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이 대사가 리비아 인접국인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리비아 정세가 불안해지자 지난해 7월 공관원 일부를 튀니스로 임시 철수시킨 바 있다. 리비아의 트리폴리 대사관과 2주 간격으로 교대근무를 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이 대사 또한 튀니지에서 총격 사건 수습을 지휘한 것으로 이해됐다.

이는 사실과 달랐다. 이 대사는 한참 전인 지난 1일 귀국해 지금까지 국내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외교부가 2주 가까이 대사의 위치조차 파악 못한 채 기자들을 상대로 ‘거짓 브리핑’을 한 셈이다. 중동지역 담당 당국자는 브리핑 다음날인 13일 오후 늦게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외교부의 해명은 이렇다. 이 대사는 지난달 31일 현지에서 귀국 예정임을 전문으로 외교부 본부에 보냈다. 그는 지난 1일 밤 귀국해 이튿날인 2일 외교부 인사부서에 신고했다. 통상적으로는 담당부서인 아프리카중동국에도 귀국 사실을 알려야 하지만 이 대사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재외공관장 회의 기간이라 해당 부서가 바쁜데다, 달리 보고할 현안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대사는 13일 자신이 튀니스에 머물며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본 다음에야 부랴부랴 본부에 귀국 사실을 통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없이 대처하다보니 착오가 있었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해명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재외국민 보호라는 책무를 진 외교부가 공관장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해서야 과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