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약 먹기 힘들었는데…” 장세척제 먹지않는 당일 대장 내시경 확산

입력 2015-04-14 15:13
위내시경으로 소장에 장세척제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비에비스나무병원 제공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을 때 먹는 장세정제(일명 설사약) 때문에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 대학병원이 장세정제 복용 환자 48명을 조사한 결과, 98%(47명)가 설사약 복용시 참을 수 없는 불쾌함을 호소했고 13명은 구역감, 5명은 복통, 2명은 구토와 어지러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 후 대장내시경을 받는 경우, 장세척이 되려면 최소 5시간 이상 걸린다. 때문에 대부분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며 장을 비운 후, 다음날 아침에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이 같은 불편함을 줄인 새로운 대장내시경 검진이 도입돼 소화기 전문병원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로 ‘설사약을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이다. 이는 먼저 위내시경 검사를 할 때 내시경 관을 통해 소장 입구에 직접 장세정제를 주입, 입으로 먹는 약물 복용의 고통을 줄인 것이다.

보통 설사약 주입 후 30분~1시간 뒤면 ‘신호’가 온다. 장을 깨끗이 비우는 과정을 거쳐 3시간쯤 후에 대장 내시경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소장에 장세정제를 직접 투입하면 장세척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환자가 아침에 병원에 와서 설사약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을 받는 경우, 이르면 오전 내에 장세척 및 대장내시경 검사를 끝낼 수 있다.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2010년 국내 처음 이 방식의 대장내시경 검진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는 비에비스나무병원이 지난해 이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은 16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39점으로 나타났다.

만족도는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 보았다고 응답한 경우 더 높았다.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을 경험해 본 그룹에서는 설사약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한 만족도가 9.49점, 대장내시경 경험 없는 그룹에서는 9.23점으로 나타났다.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 “간혹 당일 대장내시경에 쓰이는 설사약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일반 대장내시경에 쓰이는 장세정제와 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제품만 사용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사약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 검진은 기존 방식에 비해 10만원 정도 비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