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왕조’ 부활?… “그저 삼성의 대항마? NO! 옛 명성 되찾는다”

입력 2015-04-14 15:22
SK 와이번스는 한 때 ‘왕조’였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번이나 우승 했다. 2008년에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전적 4승이라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포스트시즌 때가 되면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로 ‘가을 DNA’를 갖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랬던 SK는 그 후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소통에 문제가 생겼고, 정대현 등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빠져 나갔다. 그러던 사이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삼성은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선수들과 팬들은 자존심에 적잖이 상처를 받았다.

이에 SK는 이번 시즌을 ‘재도약의 해’로 삼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정을 역대 타자 최고 몸값인 4년 86억원에 눌러 앉히는 등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고 사령탑도 김용희 감독으로 바꿨다.

출발은 아주 좋다. 13일 현재 8승 4패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삼성(9승 4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SK는 최근 이어진 넥센 히어로즈(2승1패), kt 위즈(3승), NC 다이노스(2승1패)와의 대결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모처럼 투타(投打)의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5승 1패의 성적을 낸 지난주 6경기에서 팀 타율(0.287)과 평균자책점(2.89) 모두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최정(타율 0.351, 4홈런 13타점)과 이재원(타율 0.341, 2홈런 13타점) 등 중심 타선이 제 몫을 해주면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무엇보다 SK 상승세의 원동력은 마운드다. 특히 ‘정우람 효과’로 불리며 불펜진이 안정을 찾아가며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확실한 불펜 정우람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면서 마운드는 더욱 강해졌다. 정우람은 6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던지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2승(구원승) 1홀드를 기록했다. 그가 든든히 허리를 받쳐주면서 마무리 윤길현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 윤길현은 7경기에서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의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에 부상으로 재활 중인 박희수와 박정배까지 돌아온다면 SK는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구축하게 된다.

SK는 삼성의 대항마를 넘어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그동안 준비 많이 했다.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반드시 자존심을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