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에게 3천만원을 건넸다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14일 공개되면서 ‘성완종발(發) 태풍’이 천재지변급으로 돌변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 없다”는 이 총리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총리는 이미 망자(亡者)가 된 성 전 회장과 정치적·도덕적 명운을 걸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상황에 놓였다.
이 총리의 '오락가락' 해명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총리는 13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에서 "지난 2012년 12월 대선 당시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당시 이 총리가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는 사진이 공개돼 이 총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 총리는 잇단 의혹에 휩싸이면서 적지않은 상처를 입게 된 것은 물론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총리직을 온전하게 수행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고,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어 결국 검찰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번 파문과 관련,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했고 이 총리 자신도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 총리는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총리가 검찰에 출두하는 '정치적 수모'를 겪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총리로서는 금품수수를 둘러싼 진실 여하를 떠나 이런 의혹이 제기된 자체만으로도 총리직 수행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리는 무엇보다도 총리 취임 직후 대국민담화를 직접 발표하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자원외교비리·대기업 비자금 사건, 공직기강 확립 등을 진두지휘해왔다.
하지만 잇단 의혹제기로 인해 이런 국정 과제를 수행하는데 상당한 동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현직 총리,헌정사상 최초로 검찰 출두할까?...망자와의 끝없는 진실게임
입력 2015-04-14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