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히스패닉(중남미계 주민)의 대표적인 정치인인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이 13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으로 선언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날 후원자들과 콘퍼런스 콜(전화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수호할 독특한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루비오 의원은 특히 “이번 대선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선택이라고 본다”고 강조하고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 “과거의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날 저녁 지역구인 마이애미에서 첫 선거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써 공화당 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는 테드 크루즈(텍사스)와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을 포함해 모두 세 명이다. 루비오 의원은 쿠바 출신 이민자의 가정에서 태어난 촉망받는 히스패닉 정치인으로 플로리다주 주의회 하원의원과 하원의장을 거쳐 2011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루비오 의원의 최대 강점은 히스패닉계 출신이라는 것과 젊음이다. 히스패닉은 남미로부터 이민 유입과 높은 출산율로 미국 내 인구 비중이 가장 급속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과 연방 의원 선거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울러 루비오 의원은 44세로,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한 예비 후보들 가운데선 가장 젊다. 그는 ‘공화당의 샛별’로 불려왔다. 하지만 루비오 의원이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최대 과제이자 약점은 정치적 멘토이자 루비오처럼 히스패닉계를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 주지사와의 관계 설정이다. 루비오 의원의 정치 입문부터 성장까지 주요 고비 때마다 이끌어 준 부시 전 주지사는 공식 대선 출마 선언만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루비오 의원은 2012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부시 전 지사 2010년 상원의원 선거도전을 결심했다면 아무도 프라이머리에서 그에게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시 전 지사를 향해 “플로리다 정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때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스승과 제자’, 사적으로는 ‘삼촌과 조카’처럼 절친한 사이였던 두 사람이 같은 지지층을 놓고 충돌할 경우 양측 모두 치명적인 정치적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히스패닉계 샛별 루비오 상원의원도 출사표
입력 2015-04-14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