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피에르 모렐 감독 신작 '더 건맨'… 이번엔 리암 니슨 아닌 숀펜이다

입력 2015-04-14 16:55
사진= 더 건맨 포스터

‘테이큰’ 감독이 신작 ‘더 건맨’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은 리암 니슨이 아니라 숀 펜이 맡았다. ‘더 건맨’의 포스터는 “테이큰 감독의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은 주연 배우 숀 펜과 조연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보다도 ‘테이큰’을 연출했던 피에르 모렐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클 수도 있겠다.

2008년 처음 선보인 프랑스 영화 ‘테이큰’은 3000만 달러(약 327억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져 7배가량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대박을 쳤다. 중년배우 리암 니슨의 ‘원맨쇼 액션’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화끈했고 군더더기 없이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연출력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후 ‘테이큰 2’ ‘테이큰 3’ 등 후속편이 나왔으나 모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건맨’이 ‘테이큰’의 진짜 후속편이라고 여기는 관객이 많을 법하다. ‘더 건맨’은 실제로 ‘테이큰’과 닮은 꼴 영화다. 삶의 고뇌를 떠안은 전직 특수부대원이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려 원치 않는 싸움을 펼치는 등 비슷한 설정이 많다.

유럽 도시의 골목골목에서 촬영한 영상은 속도감이 더해지고 화려해졌다. 하지만 스토리는 복잡해지고 구성은 다소 헐거워졌다. ‘테이큰’은 은퇴한 정보요원이 딸을 납치한 이름 모를 범죄 조직을 홀로 추적한다는 단순한 줄거리지만 액션 영화의 힘과 속도감이 있었다. 반면 ‘더 건맨’은 아프리카의 정치적 혼란과 서방 인도주의의 두 얼굴, 조직의 일원에게 남는 후유증, 사랑과 배신이라는 인간 본성 등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다보니 헷갈린다.

짐 테리어(숀 펜)는 아프리카에서 비정부기구(NGO)를 경호하는 본업 외에 광물 산업과 관련된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전직 특수부대원이다. 그에게는 NGO에서 일하는 연인 애니(자스민 트린카)가 있다. 하지만 테리어는 비밀 작전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펠릭스(하비에르 바르뎀)로부터 지령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고 난 후 애니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진다. 8년 후 새로운 삶을 살던 테리어는 괴한의 습격을 받고 예전 임무와 관련돼 있음을 직감한다.

‘아이 엠 샘’(2001) ‘트리 오브 라이프’(2011)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전 세계 관객의 심금을 울렸던 숀 펜의 이미지 변신과 근육질 몸매, 멋진 유럽 도시의 풍광이 볼거리다. 15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15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