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우상화 넘어 신격화 노린다?” 김정은 우상화 사전정지 작업

입력 2015-04-14 05:18

북한에서 오는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이다.

북한 당국은 태양절을 맞아 전국 각지에 김일성 주석과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세우고 행사를 여는 등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앞둔 지난 3일 함경북도 나선시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23일 강원도 원산에 말을 탄 모습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나란히 세웠다.

이 같은 동상 건립은 북한 수뇌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노동당 정치국은 ‘특별보도’를 통해 2월16일을 ‘광명성 절’로 정하고 전국 각지에 동상을 세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 해 1월에는 평양 국가안전보위부 건물을 시작으로 2월에는 만수대 창작사 앞, 그리고 4월에는 만수대 언덕에 김정일 동상이 세워진데 이어 지방 곳곳에 김일성-김정일 동상과 영생탑이 건설됐다.

1945년 8월 한반도 해방 이래 70년 간 계속된 우상화로 인해 북한은 전세계에서 지도자의 동상과 우상화 상징물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평양 중심부인 만수대 언덕에는 높이 23m의 거대한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이 세워져 있고, 전국적으로 3만개가 넘는 동상과 흉상, 각종 기념물이 있다.

북한은 또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그의 집무실을 ‘금수산 태양궁전’으로 이름을 바꾸고 일대를 성역화했다.

북한의 우상화 목적이 정책 선전의 차원을 넘어 ‘신격화’에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김일성, 김정일은 2차대전 이전의 일본 ‘천황’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 우상화 작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의 경우 항일 빨치산 투쟁이라는 우상화 재료가 있었지만 김정일의 경우는 내세울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김정일 우상화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지침서를 일선 학교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침서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3살 때 총을 쏘고, 자동차를 몰았으며, 8살 때 대형 화물차를 운전했다는 내용이 실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