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학교시설개선 예산 사용처를 놓고 도교육청과 힘겨루기를 하다 결국 양보했다.
도는 올해 도교육청에 지급하기로 한 학교시설개선예산 288억원에 대해 도교육청의 세출계획안대로 급식시설개선(211억원)과 학교시설증개축(77억)에 사용하도록 허용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도와 도교육청이 288억원의 학교시설개선예산의 용도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다 남경필 지사가 양보해 교육청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남 지사는 이날 열린 도의회 제29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앞서 이재정 교육감과 강득구(새정치민주연합·안양2) 도의회 의장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의회에서 최근 도교육청 요구대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 터라 남경필 지사가 연정이라는 큰 틀에서 대승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 넘게 도는 화장실 개선에 사용하도록 요구했으며, 도교육청은 학교급식시설 개선에 사용하겠다고 맞서왔다. 이번 사안으로 앙금이 커지면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연정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 지사는 2차 본회의 예산연정 제안 설명에서 “학교시설개선예산은 어린이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초등학교 화장실 노후 개선에 사용키로 했었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와 집행부, 예결위의 토론 논의 없이 교육청 예산항목에 ‘학교급식시설개선비’로 변경 기재됐다”면서 그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떤 공개적인 합의 없이 이렇게 변경되는 것은 제가 국회의원 하는 기간 중에도 없었고, 도의회가 생긴 이래 이런 일이 없었다”며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사실 관계를 명확히 조사해 주실 것을 의장님께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근서(새정치연합·안산6)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도의회 의장이나 양당 대표는 남 지사 주장처럼 화장실 예산으로 쓰기로 한 적이 없다”며 “예산서 부기에도 학교급식시설 개선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발끈했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실도 ‘남경필 지사, 의회 경시 의원 모독 사과하라’는 논평을 냈다. 새정연 대변인실은 논평을 통해 “남 지사의 ‘조사’ 운운 발언은 의회경시, 의원모독의 언사이므로 도의회와 도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누가 누구를 조사하라는 것인가. 적반하장이요 의회에 대한 도발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남 지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속보/휴~연정 쉽지 않네...경기도, 학교시설개선예산 사용처 힘겨루기끝에 도교육청안 수용
입력 2015-04-13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