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아요?”여당조차 이완구 처신 지적

입력 2015-04-13 20:07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4월은 잔인한 달”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4월이 무슨 달인지 아냐”는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의 대답이 끝나자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여당 의원들도 이 총리를 무조건 감싸지는 않았다. 첫 질문자로 나선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 총리에게 “왜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아요”라며 이 총리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무엇이 두려워 전화를 했냐”며 이 총리가 태안군의회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대화 내용을 추궁했다는 논란을 따지자 이 총리는 “(친하므로) 전화해서 알아보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 아니겠느냐”고 받아쳤다.

태안군 의원을 협박한 게 아니냐는 추궁에 "과한 말씀"이라며 "통화 내용이 모두 공개되는 마당에 무슨 협박이 통할 수 있느냐"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나서 사과하더니 또다시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하자 이 총리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거짓말한 적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 의원이 "국민 앞에 겸손하라"고 훈계조로 언급한 뒤 이 총리의 답변을 더이상 듣지 않겠다는 듯 황교안 법무장관을 발언대로 불러 세우려하자 "답변 기회는 줘야 하지 않냐"면서 "1분이면 된다"라며 발언 기회를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총리의 해명이 계속되자 정 의원은 더 이상 해명을 들을 수 없다는 듯 "1분 지났다. 들어가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본회의장 의석에서는 "답변 기회를 줘라"(여당), "뭐하는 거냐"(야당)며 고함이 오가 한 때 소란이 일었다.

이 총리는 또 2012년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2012년 11월 당시 투병 중이었다"며 "당에서 충남 명예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2∼3차례 유세장에 갔지만 실제로는 투병 중이어서 지원 유세를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가장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과도 다소 격앙된 어조로 설전을 벌였다.

특히 "성 전 회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다가 표적이 됐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하자 이 총리는 "말씀이 지나치다"고 적극 대응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권에 가 있는 사람도,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닌 만큼 음해성 이야기"라며 "대권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이 "성역 없는 수사에는 대통령도 포함되냐"고 묻자 이 총리는 또다시 "아무리 생각해도 말씀이 지나치다"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