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신임 주중대사는 1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5월 러시아 방문 여부와 관련, “러시아는 거의 확신하는 것 같지만 중국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장수 신임 대사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北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5월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를 둘러싼 러시아와 중국 측의 상반된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측 학자들은 북한의 행태가 마지막에도 갑자기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방문이 성사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달 러시아의 승전 70주년 행사 참석을 겸해 러시아 방문을 확정 지은 상태이기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어떻게든 북중 정상간 접촉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특사 파견을 포함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의미 있는 회담은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현지 외교가에서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김 대사는 수년째 공전 중인 북핵 6자회담과 관련, 오는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하의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가 1.5 트랙(반민반관)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소개하면서 “탐색적인 대화를 하자는데 대해서는 중국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미 양국이 ‘3 NO’(요청·협의·결정 없음)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중국 측과의 논의는 시기상조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 방침이 정해진다면 그에 따라 중국을 납득시키고 이해를 시키고 하겠지만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도 와서 아직 전혀 논의 안 했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면서 “미국이 어떻게 한다는 걸 우리에게 제공한 것도 없고 정보를 준 것도 없기 때문에 아직 뭐라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올해의 로드맵은 어디까지로 보느냐’, ‘비용 문제는 어떻게 충당하느냐’ 등의 추가질문에는 “속단하기 어렵다”, “예산 문제까지 얘기한다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것” 등으로 답변하며 말을 아꼈다.
다만 만약 미군이 도입할 경우 장비의 비용 문제에 대한 질문에 “방위비 분담금 내에서 충당할 수도 있고 별도로 예산을 편성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검토 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군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냈으며 현 정부 출범 후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사령탑으로 임명돼 지난해 물러날 때까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그는 자신의 군 경력과 관련, “군 생활을 그만둔 것이 2009년으로 이제는 김장수는 군인이라는 선입견을 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군인 출신을 너무 부각시키기보다는 이 같은 경력을 가진 대사로 봐 주길 희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김장수 “김정은 방러, 중국은 ‘끝까지 봐야 안다’고 얘기”
입력 2015-04-13 17:47 수정 2015-04-13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