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46년 감독으로 살면서 빈볼 지시하지 않았다”

입력 2015-04-13 16:18
국민일보 DB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73) 감독이 “46년을 감독으로 살면서 단 한 번도 빈볼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구는 그라운드에서 싸우는 스포츠다. 전쟁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전날 부산 사직구장 원정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타자 황재균(28)의 몸에 두 차례 공을 맞힌 한화 투수진에게 빈볼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김 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다.

한화의 투수 이동걸(32)은 1대 15로 뒤진 5회말 2사 2루에서 타석을 밟은 황재균의 엉덩이로 공을 던져 맞혔다. 앞서 두 번의 투구도 황재균의 몸쪽 깊숙이 날아갔다. 황재균은 모두 피했지만 세 번째 공을 맞고 화를 참지 못한 듯 마운드로 걸어가며 항의했다. 이동걸은 사과나 반박을 하지 않고 곤란한 표정만 지었다.

두 팀 선수들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고 이동걸이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으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황재균은 앞서 4회말 한화의 두 번째 투수 김민우(20)의 투구에 등을 맞았다. 김민우와 이동걸의 투구는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실수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황재균은 7대 0으로 앞선 1회말 도루에 성공했다. 크게 앞선 상황에서 승부욕을 발휘했던 황재균을 견제하기 위한 한화 투수진의 빈볼이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롯데의 이종운(49)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선수를 방해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선수보다는 코칭스태프 선의 빈볼 지시를 확신한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상대 팀 더그아웃에 대한 예의를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