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아르코 예술극장 폐쇄 싸고 보이콧에 삭발식

입력 2015-04-13 17:01
서울연극제의 주공연장인 아르코예술극장 폐쇄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연극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연극협회는 13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예술위가 제공하는 대체 공연장을 보이콧하겠다”면서 “예술위와 산하단체인 공연예술센터를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하고 법적 대응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대학로 일대에서 개막한 서울연극제는 당초 예술위 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식 참가작 2편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예술위는 해당 극장의 무대장치에 이상이 있다면서 4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폐쇄를 결정했다. 예술위는 9일 대체공연장으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과 아트원씨어터를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연극협회는 “원래 계획했던 연극의 규모를 소화할 수 없는 소극장인데다 일정도 맞지 않는다. 예술위가 대체 공연장을 제시했다는 시늉만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 등은 기자회견 후 삭발식을 가졌다. 박 회장은 “우리 연극인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삭발밖에 할 수 없다”며 “논란이 커지는 동안 단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친 적 없는 예술위와 공연예술센터 관계자들에게 유감이다”고 비판했다.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던 극단 광장의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4월 23~29일), 76단과 죽죽의 ‘물의 노래’(5월 2~9일), 명작옥수수밭의 ‘청춘, 간다’(5월 7~17일) 등은 대학로의 다른 극장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일정을 잡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