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 대선자금 명목으로 2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성 전 회장의 도움 요청을 들어주지 않은 ‘거들지 않은 죄’ 때문에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두번에 걸쳐 도움을 요청했는데 두번 다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다”며 “언젠가 사무총장 시절, 선거법 재판을 도와달라고 찾아왔지만 달리 도울 방도가 없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작업이 한창일 당시에도 그의 방문을 받았다. 선진당 몫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지역구내 특정 후보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지만 역시나 뚜렷한 해결책을 주지 못했다”며 “공천심사위원장이지만 공천여부를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 설명에 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르긴 몰라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사 중 몇몇에게도 비슷한 서운함을 느꼈던 건 아닐까 싶다”며 “나 역시 정치하면서 선거법 재판 때문에 여러 번 가슴 치던 경험이 있다. 예전 일기장 들춰보니 세상에 대한 원망과 야속한 심사가 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가 되어 담겨있었다”고 소개했다.
홍 의원은 “나도 모르게 벌어진 일을 책임져야 하는, 하여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려야 하는 좌절의 순간,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은 충동에 고심하던 흔적도 들어 있었다”며 “그 고통을 모르지 않으면서 조금 더 따뜻하게 위로라도 해줄 걸 그랬다. 결과야 달라질 수 없었겠지만 마음으로라도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좋았을 걸 후회가 된다”고도 했다.
홍 의원은 “당신이 날린 비수가 부당하다는 생각이지만 섭섭하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 바른 일을 한다는 소명의식의 발로였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 타인의 아픔을 거두는 섬세함이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당신이 날린 비수는 부당합니다”홍문종,성완종 두 차례 도움 요청 거절
입력 2015-04-13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