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의 이 표정, 이때 김성근의 빈볼 신호 있었다?… “야신이 치졸하게 왜 그래요”

입력 2015-04-13 14:55 수정 2015-04-13 16:15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방송 화면촬영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73) 감독이 빈볼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감독은 부인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는 13일 롯데 자이언츠 타자 황재균(28)의 몸에 두 차례 공을 맞힌 한화 투수진을 놓고 들끓었다. 황재균의 등과 엉덩이로 한 차례씩 날아간 공이 빈볼이었는지가 논쟁의 핵심이다. 빈볼(Bean ball)은 투수가 타자를 위협할 목적으로 머리를 향해 던진 공을 의미한다.

문제의 상황은 전날 밤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졌다. 한화의 투수 이동걸(32)은 1대 15로 뒤진 5회말 2사 2루에서 타석을 밟은 황재균의 엉덩이로 공을 던져 맞혔다. 앞서 두 번의 투구도 황재균의 몸쪽 깊숙이 날아갔다. 황재균은 모두 피했지만 세 번째 공을 맞고 화를 참지 못한 듯 마운드로 걸어가며 항의했다. 이동걸은 사과나 반박을 하지 않고 곤란한 표정만 지었다. 두 팀 선수들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고 이동걸이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으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황재균은 앞서 4회말 한화의 두 번째 투수 김민우(20)의 투구에 등을 맞았다. 김민우와 이동걸의 투구는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실수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황재균은 7대 0으로 앞선 1회말 도루에 성공했다. 크게 앞선 상황에서 승부욕을 발휘했던 황재균을 견제하기 위한 한화 투수진의 빈볼이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빈볼 신호를 보냈다는 주장도 나왔다. 커뮤니티사이트의 야구팬들은 김 감독의 지시에 따른 빈볼로 확신한 분위기다. 1군 등록 첫 날부터 퇴장을 감수하고 빈볼을 던질 투수가 있겠냐는 것이 야구팬들의 주장이다. 황재균에게 공을 맞히기 직전에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잡힌 이동걸의 불편한 표정은 야구팬들의 이런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이동걸은 황재균의 몸쪽으로 두 차례 공을 던지고 세 번째 공을 던지기 직전에 납득하기 어려운 지시를 받은 듯 왼쪽 눈을 찡그렸다. 야구팬들은 이때 빈볼 신호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걸은 경기를 마친 뒤 “상황이 복잡하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이동걸에게 빗발쳤던 비난의 화살은 이날 아침부터 김 감독으로 방향을 바꿨다. 야구팬들은 “야신(김성근의 별명)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치졸하다” “빈볼을 던진 이동걸이 되레 불쌍해 보인다” “빈볼 지시가 사실로 밝혀지면 김성근 감독은 물론 한화 코칭스태프도 각오하라”고 비난했다.

김 감독은 빈볼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김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벤치에서 빈볼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어느 감독이 몸에 맞는 공을 고의로 던지라고 지시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한화는 이 경기에서 3대 15로 대패했다. ‘탈꼴찌’을 선언하며 김 감독을 영입했지만 극심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간 전적 5승7패(승률 0.417)로, 10개 구단 가운데 8위다. 롯데는 7승5패(승률 0.583)로 4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