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임신부가 그렇게 무거운 죄인가요?”… 3번째 임신부의 호소

입력 2015-04-13 02:23
사진=국민일보DB,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임산부가 뚱듕하면 그게 죄인가요?”

뚱뚱하다며 놀림을 받는다는 한 임산부의 글에 누리꾼들 격려의 글이 답지하고 있다.

9일 한 인터넷 커뮤티티에 올라온 사연인데 4일 만에 10만이 넘는 뷰와 180개의 댓글이 달리며 ‘베스트 글’에 선정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 번째 임신 중이라는 글쓴이는 30대 주부로 현재 78㎏의 몸무게라고 한다.

글쓴이 몸무게가 51㎏이었을때 첫 임신을 했는데 4개월 동안 먹는 입덧을 하는 바람에 10㎏이 불어났고, 20주차에 조산으로 유산되었다고 전했다.

그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겨우 버텼다는 글쓴이는 몸무게가 67㎏이 됐을 때 두 번째 임신을 했지만 자궁 외 임신으로 또 한번의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찾아온 세 번째 임신. 현재 임신 6개월째 몸무게 78㎏,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 조심하라는 병원의 권고로 거의 누워 지낸다고 한다.

글쓴이의 몸무게는 임신을 할 때 마다 늘어나 있었던 것이다.

글쓴이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바로 다음 대목이다.

두 번이나 이어진 유산과 자기 관리 못한다는 주변들의 질타에 잔뜩 주눅이 든 글쓴이를 결정적으로 초라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8일 병원에 접수할 때 글쓴이 뒷줄에 선 부부가 자신을 보며 비아냥거리는 대화가 그것이었다.

여자가 “여보, 앞에 여자 봐바... 뚱보야? 임산부야? 대박~ ㅋㅋ”라고 하자 신랑으로 보이는 남자가 “저러고 어떻게 사냐? 저 여자 남편 완전 불쌍해~ㅋㅋㅋ”라고 맞장구를 치더라는 것.

그렇게 말했던 여자 역시 임산부였다.

글쓴이는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고 숨이 막히며, 살찐 임산부가 그렇게 죄인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한다.

한번은 동생이랑 마트를 갔을 때 같은 임산부들이 자기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돼지야!”라고 하는 소리를 하길래 열받은 동생이 뭐라 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왜 제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많을까요? 그것도 같은 임산부들이 더 그런 식으로 말하네요. 요즘은 모두들 저보도 손가락질 하는 것 같아 집밖에 나가는 것도 싫어요”라며 “임신중 우울증인지 너무 힘들어요”라고 호소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뚱뚱한 임산부가 죄는 아니지만 아기한테나 산모한테나 좋지는 않아요” “개념없는 사람들 무시하세요” “아기를 위해서라도 체중조절 하시길” “운동으로 체중조절은 위험해요” “남의 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아기만 생각하고 힘내세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