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학 기숙사에서 잠자던 학생들이 변압기 폭발음을 테러범의 총격으로 오인, 황급히 빠져나오다 1명이 압사하고 141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나이로비 대학 키쿠유 캠퍼스에서 12일(현지시간) 벌어진 이 황당한 사건은 새벽 4시경 기숙사 인근에 있던 변압기가 누전으로 폭발하면서 큰 폭발음이 수차례 이어진 뒤 벌어진 것이다.
대부분 잠들어 있던 학생들은 폭발음을 테러범의 공격으로 오인해 기숙사 정문을 서로 빠져나가려다 넘어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일부 학생은 6층 높이의 기숙사 창문에서 뛰어내려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학생들에 깔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케냐에서는 지난 2일 북동부 가리사 대학에서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 대원들이 총격을 퍼부으며 기숙사에 난입, 학생 142명 등 148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이들 테러단체가 추가 공격을 예고해 긴장감이 극도로 높은 상황이다.
이 대학 피터 음비티 총장은 3학년 학생 1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가운데 141명의 부상한 학생들이 나이로비 시내 세 곳의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케냐의 한 야당 정치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이때 이번 사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빌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케냐 대학서 변압기 폭발…테러 오인 피신하다 1명 압사
입력 2015-04-13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