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도 자율출퇴근 바람 분다

입력 2015-04-12 20:40
대기업을 중심으로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자율출퇴근제’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부터 본사 기준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전면 시행한다. 주당 40시간을 채우고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 일하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출근할 수 있고, 퇴근도 밤 10시까지 본인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사업장에도 이 제도를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다른 전자부문 계열사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

부분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이미 도입한 기업도 여럿 있다. SK그룹은 2013년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계열사별, 팀별, 부문별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현재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결정권자는 임원급의 실장과 부문장 등이다.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5가지의 출퇴근 시간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출근시간은 오전 7시에서 오전 9시 사이에, 퇴근 시간은 오후 4시부터 오수 6시 사이에 정하면 된다.

한화그룹은 남녀 직원 구분 없이 희망자에 한해 육아기 출근시간 조정제를 운영하고 있다. 출산부터 만 8세(초등 2학년)까지 자녀를 둔 직원들이 출근시간을 오전 9∼10시 사이로 선택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또 임신 여직원의 모성 보호를 위해 2013년부터 임신기간 중 30일을 선택해 오전 10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는 근로시간단축제를 도입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에서는 자율출퇴근제 도입이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 업종 특성상 생산공장과 영업조직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율출퇴근제 근무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제품과 사업장의 규모가 큰 중공업과 제철 분야도 업종 특성상 자율출퇴근제 도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자율출퇴근제는 창의성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혁신의 일환으로 검토될 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