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 보수의 시대 끝내자”與 원조쇄신파 대규모 회동

입력 2015-04-12 18:29

새누리당의 쇄신파 계보를 잇는 인사들이 12일 대거 모여 보수 정당의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정두언 박민식 안홍준 이이재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권택기 정태근 진수희 전 의원 등 여권의 원·내외 인사 30여명은 국회 사랑재에서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2000년대 초반 '미래연대'와 '새정치수요모임'을 결성해 30∼40대 소장파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이들이 15년 후 정치권의 '중진'으로서 다시 한번 보수 진영의 생존 전략에 대한 길을 구하자는 의미에서 행사를 계획한 것이다.

정두언 의원은 발제에서 "미증유의 메가톤급 부패 스캔들로 한국 보수의 봄날이 가고 있다"면서 "한국의 보수는 꼴통보수의 시대를 끝내고, 중도혁신의 신보수 시대를 열어야 할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최근 보수가 우경화로 치달으며 시대를 역행하다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강연에서는 또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가 '휘둘리지 마라. 유연하라 - 노자의 리더십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특강도 했다.

한편 비박계 인사들이 주도하는 이번 모임은 이미 한 달 전 계획됐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제공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열리면서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고 있다.

일각에선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이 대부분 친박계 핵심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메가톤급 부패 스캔들'로 규정한 만큼 친박의 위기 속에서 비박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참석자 중에는 소위 친박계 인사도 있고, 이제 친이·친박 구분은 모두 끝난 과거의 얘기"라면서 "우리는 계파를 없애고,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보자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