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동일본대지진으로 난파된 어선 미국 오리건주까지 떠밀려와

입력 2015-04-12 17:23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지진해일)에 의해 부서진 일본 어선의 잔해가 4년여 만에 미국 해안에서 발견됐다. 그런데 선내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들이 여전히 살아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오리건주 공원·레크레이션부의 크리스 하벨 대변인은 전날 오리건주 해안 링컨 카운티 부근에서 동일본대지진 당시 난파돼 떠밀려온 어선으로 추정되는 7~9m 정도 크기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잔해를 조사하던 사람들이 놀란 것은 이 배의 수족관 안에 담긴 물고기들이 여전히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수족관에는 일본 근해에서만 잡히는 방어의 일종인 노랑꼬리 잭피시 20여 마리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고, 바로 이 점 때문에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이 배가 일본 어선이라고 추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국은 이 잔해를 해안에서 수거해 정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내에 있던 노랑꼬리 잭피시는 오리건해안수족관으로 옮겨졌다. 하벨 대변인은 “(물고기들이) 쓰나미가 어선을 덮치기 전에 잡힌 것일 수도 있고, 수족관 안에 있던 어란에서 부화한 것일 수도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앞서 2013년 서부 워싱턴주에서도 6m짜리 어선 잔해에 있던 낚시상자에서 6마리의 활어가 살아있는 채 발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1만5000명 이상이 숨지고 3000억 달러(328조원)의 막대한 피해를 입힌 대지진 발생 후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미국 서부 해안에는 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부유물들이 태평양을 건너 떠밀려오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바다에 떠다니는 쓰나미 쓰레기는 약 50만t에 달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