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일정 때문일까. 오랜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출전한 김효주(20·롯데)가 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김효주는 12일 제주도 롯데스카이힐 제주 골프장(파72·6187야드)에서 열린 KLPGA 퉈 국내 개막전인 제8회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2번홀을 앞두고 경기를 중단했다. 공동 21위에서 4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강풍이 부는 가운데 11번홀까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 버디 1개를 적어내 5타를 잃고 있었다.
김효주는 경기 위원에게 기권의사를 밝힌 뒤 스코어 카드 제출 후 경기장을 떠났다. 협회에 김효주가 직접 적어낸 기권사유는 ‘체력저하와 컨디션 난조로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김효주는 프로 데뷔 시즌인 2013년 6월 KLPGA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3라운드에서도 허리부상을 이유로 기권한 바 있다.
지난해 국내 무대 5승을 거둔 뒤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건너간 김효주는 지난 2월부터 5개 LPGA투어 대회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출전했다. 지난 6일 LPGA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치른 뒤 LPGA 투어 대회는 없었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바로 자신의 스폰서인 롯데가 후원하는 대회였기 때문이었다.
지난 7일 귀국한 김효주는 피로 때문에 연습 라운드를 건너뛰고 집에서 쉬다가 8일 저녁에야 제주에 도착했다. 1라운드 경기 직후 김효주는 “샷을 하는데 저도 모르게 두 번이나 눈이 감겼다”며 “스윙 밸런스도 흔들렸고 공도 스위트 스팟에 맞지 않았다”며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같은 조에서 뛰던 이정민(23·비씨카드)은 “옆에서 보기에도 (김)효주가 매우 피곤해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대회는 기권했지만 김효주는 쉴 틈이 없다. 곧이어 역시 스폰서가 후원하는 대회인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해야 한다. 대회는 오는 19일부터 4일간 하와이에서 열린다.
한편 김효주의 기권과 관련, 협회는 대회가 끝난 뒤 기권 사유가 정당한 지를 두고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부상을 이유로 기권하는 선수는 종종 있지만 ‘컨디션 저하’라는 애매한 이유로 기권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무리한 일정때문이었나?… 김효주, 국내 개막전 기권
입력 2015-04-12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