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여성의 생리는 축복보다는 부끄러움과 경우에 따라서는 수치심으로까지 생각한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12일 보도했다.
현재 북한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인데 남자와 여자가 한 교실을 쓰다 보니 생리를 하는 여학생들의 부담감은 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우선 위생설비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고 생리대를 일회용이 아닌 재활용천으로 생리대를 대신한다고 한다. 여학생들은 공동 변소에서 생리대를 갈아야 한다. 거기다 갈아낸 생리대는 가방에 넣어서 집에 가져온다. 빨아서 말려야 다음날 쓸 수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여성들은 생리만 하면 얼굴에 근심이 짙게 드리운다. 한 20대 여성 탈북자는 생리를 첫 시작한 날, 엄마가 옷장에서 흰 천을 꺼내더니 가위를 들고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고 전했다.
이 탈북자는 “엄마는 나에게 여자라면 생리대를 깨끗이 빨아 건사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전날 사용한 생리대는 자기 전 찬물에 불려놓고 다음날 새벽에는 일찍 일어나 누구도 보지 않을 때 빨아놓아야 한다고 했다. 햇볕에 생리대를 말릴 때도 사람들이 눈길이 덜 미치는 곳에 걸어놔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하수도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보니 생리대를 씻은 물은 사람들의 왕래가 줄어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도랑에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생리통 때문에 일하러 나가지 못한다거나 훈련에 빠지면 꾀병을 부린다고 몇몇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다. 또한 총화 때에는 책임자가 나서서 '생리 하는 게 자랑이냐'고 대놓고 비판한다”며 “여자로 태어난 것이 죄가 되며 사람들 앞에 머리를 들 수 없는 수치감을 느끼는 북한 여성들”이라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생리하는 게 무슨 자랑이냐?”北,생리대 대신 재활용천 사용
입력 2015-04-12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