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대회 조 편성을 찬찬히 뜯어보면 에이스 조가 있다. 가장 흥미로운 선수들을 같은 조에 넣어 갤러리들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의도에서다. 9일부터 개최되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제8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는 지난 시즌 상금랭킹 1~3위 김효주(20·롯데), 허윤경(25·SBI저축은행), 이정민(23·비씨카드)을 같은 조에 넣었다. 이어 지난해 승리를 맛본 전인지(21·하이트진로), 고진영(20·넵스), 김민선(20·CJ오쇼핑)에게 동반 라운딩을 펼치게 했다.
10일 제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에이스 조에서 격돌한 이정민은 라이벌을 압도했다. 전날 7번홀 쿼드러플 보기(+4)의 아픔을 딛고 6타를 줄인 끝에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를 기록, 전날 공동 59위에서 공동 7위로 치솟았다. 그러나 김효주는 2타를 잃고 이븐파 144타로 공동 20위, 허윤경도 1타를 더 잃어 2오버파 146타 공동 41위로 떨어졌다.
김효주는 이번 주 초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개 대회를 연속 출전한 뒤 귀국해 시차적응에 애를 먹었다. 허윤경도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에 다녀오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이정민은 “효주가 옆에서 보기에도 무척 피곤해보였다”고 했다.
반면 ANA 인스퍼레이션 직전 세계랭킹이 31위여서 30위까지 주어지는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한 이정민은 국내에 남아 상대적으로 컨디션 조절이 용이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낚은 이정민은 “전지훈련 때 근육량을 많이 키워 비거리가 10m 가량 늘어난 데다 어제는 바람까지 불어 거리 조절이 힘들었다”면서 “오늘은 오전에 바람이 없어 거리 조절이 쉬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한 최혜진(16·부산 학산여고)은 6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중학교 3학년으로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 단체전 은메달에 기여했던 최혜진은 단독 2위 정재은(26·비씨카드)에 3타 앞섰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3차례 초청선수로 출전, 모두 컷을 통과하며 ‘될 성 부른 나무’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서귀포=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KLPGA] 롯데마트 여자오픈 2라운드 ‘죽음의 조’는?
입력 2015-04-10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