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타이거 우즈 ‘황제의 귀환’ 준비하나… 노승열·배상문 희비 엇갈려

입력 2015-04-10 16:12

타이거 우즈(40·미국)가 ‘황제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끝난 제79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보기 4개와 버디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41위에 올랐다. 허리 통증으로 두 달 쉬고 나온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우즈는 안정된 샷을 과시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그린 적중률에서 61%로 출전 선수 전체 평균(63%)에 근접했다. 우즈는 첫날 1번홀(파4)에서 퍼팅을 세 번이나 하는 등 손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따라서 2라운드에서 퍼트 실력만 회복한다면 흥행보증수표답게 3∼4라운드의 승부를 안개 속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우즈는 피나는 연습 끝에 부진에서 탈출한 모양새다. 그는 2월 초 시즌 두 번째로 참가한 피닉스 오픈 2라운드에서 11오버파 82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작성하고 컷 탈락했다. 천하의 우즈가 일반 골퍼들도 좀처럼 범하지 않는 칩샷 실수를 잇달아 쏟아내고 80타를 넘기자 ‘주말 골퍼’로 전락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칩스 입샷(공포증) 의혹에도 시달렸다. 결국 투어 출전을 잠정 중단했고, 복귀전을 마스터스로 선택했다. 그는 “내가 다시 돌아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다른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했다. 아이들이 잘 때도, 학교에 갈 때도 훈련에 매진했다”고 했다.

첫날 1위는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두른 신예 조던 스피스(미국)가 이름을 올렸다. 공동 2위 어니 엘스(46·남아공), 저스틴 로즈(35·잉글랜드), 찰리 호프먼(34·미국)을 3타차로 따돌린 스피스는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다. 만 21세 8개월인 그는 마스터스 사상 최연소 1라운드 선두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11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갖고 있었는데 당시 그는 만 21세 11개월이었다. 다만 스피스는 올해 우승하더라도 우즈가 1997년에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만 21세3개월)을 넘어설 수는 없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매킬로이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국내 선수 중에선 ‘영건’ 노승열(24·나이키골프)과 ‘맏형’ 배상문(29)의 희비가 엇갈렸다. 노승열은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특유의 장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보기를 2개로 막고 버디를 4개나 뽑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기록, 필 미켈슨(45·미국) 등과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특히 15번 홀(파5)에서 티샷을 326야드나 날려 출전 선수 97명 중 매킬로이에 이어 두 번째로 긴 비거리를 자랑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99야드로 전체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이자 소문난 장타자인 버바 왓슨(37·미국·294야드)은 물론 매킬로이(293야드)보다 길었다. 노승열은 “메이저 대회인데 떨리지 않고 설렌다”면서 당찬 모습을 내비쳤다.

반면 배상문은 18번 홀(파4)에서 힘차게 티샷을 날렸지만 공은 힘없이 꺾어져 페어웨이 오른쪽 숲 사이로 떨어졌다. 배상문은 공을 페어웨이 중앙으로 빼낸 뒤 결국 보기로 1타를 더 까먹고 홀아웃했다. 2오버파 74타로 첫날을 마친 배상문은 “알고 보니 공이 깨져 있었다”며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고 토로했다. 배상문은 경기 후 도핑검사까지 받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