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추정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시간은 ‘9일 오전 10시 이전’이다.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금품 메모’는 시신 발견 당시 바지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다시 넣어뒀다가 검안 과정에서 검찰이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시신 검안 결과를 밝혔다. 다만 “변수가 너무 많아 자세한 사망시간을 말하긴 힘들다”며 선을 그었다. 성 전 회장이 9일 오전 6시부터 50분가량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한 점을 고려하면 오전 7시에서 10시 사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성 회장이 바지주머니에 넣어뒀던 ‘금품 메모’는 시신 수습 과정에서 경찰이 먼저 발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9일 오후 3시2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 산속에서 발견된 시신을 수습하면서 이 메모를 찾아냈다. 당시 수색인력, 탐지견, 과학수사대 등이 몰려 주변이 어수선한 점을 감안해 메모를 다시 바지주머니에 넣어뒀다고 한다. 경찰은 흰색 야구모자, 안경, 휴대전화 등 유류품만 증거물 채취봉투에 담았다. 이 메모는 병원으로 옮겨진 시신을 검안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수거했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아들과 수행비서를 2시간가량 조사했지만 ‘금품 메모’에 대한 진술을 없었다고 한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유서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유가족은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경찰에도 보여주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유서를 확보할 계획은 없다”며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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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성완종 리스트 파문] ‘금품 메모’ 시신 발견 당시 주머니에서 첫 확인… 사망 추정 시각 등 조사
입력 2015-04-10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