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체가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급기야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리 에펠탑도 파업 여파로 문을 닫는 일이 생겼다. 파업에 관대한 프랑스의 사회 분위기가 노조에 힘이 되고 있고, 공권력도 무리하게 파업 저지를 하지 않고 있어 과거에도 프랑스에서는 파업이 시작되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에펠탑 직원 노동조합이 노조원 90%의 파업 찬성으로 오늘 오후 6시까지 파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야광을 즐기러 오는 해외 관광객들을 위해 저녁에는 다시 문을 열 예정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에펠탑에는 매년 7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이 중 90%는 외국인 관광객이다.
공영 라디오인 ‘라디오 프랑스'도 구조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로 지난달 19일 이후 4주째 방송이 중단됐다. 라디오 프랑스 6개 채널에서는 파업에 불참한 일부 기자들이 이따금 뉴스를 전할 뿐 음악만 흘러나오고 있다. 적자를 기록한 라디오 프랑스 사측이 4600명의 직원 가운데 3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종 긴축 정책을 추진하면서 노조는 최장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관제사 노조인 SNCTA도 퇴직 연령과 근로 조건 등의 개선을 요구하며 8∼9일 이틀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 기간 국내선 등 중·단거리 노선 항공편 절반가량이 취소됐다. 관제사 노조는 오는 16∼18일, 29일∼다음 달 2일에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철도 노조, 보건 노조, 교원 노조 등도 일부 파업에 동참했다.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EU) 재정기준에 맞춰 2017년까지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일 방침으로 특히 공공 부문 지출을 감축할 계획이어서 노조들이 반발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긴축 반대 파업에 프랑스 상징 에펠탑 문 닫았다
입력 2015-04-10 00:15